최지만이 밝혔다 왜 좌투수 공략하고 그토록 포효했나
최지만이 밝혔다 왜 좌투수 공략하고 그토록 포효했나
“더그아웃에 조금 더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최지만(32)이 한동안 플래툰 시스템에 갇혀 벤치에서 방치됐던 울분을 제대로 풀었다.
최지만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와 경기에 5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결승타 포함 3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덕분에 피츠버그는 7-5로 역전승해 5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1-4로 뒤진 7회말 5득점 빅이닝의 중심에 최지만이 있었다. 엔디 로드리게스의 적시타로 2-4로 따라붙은 상황.
1사 만루 기회에서 브라이언 레이놀즈가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나며 그대로 기회가 끝나나 싶었는데,
비디오 판독 결과 타자주자 레이놀즈의 세이프가 선언되면서 3-4로 쫓아가면서 2사 1,3루로 상황이 바뀌었다.
이어 카를로스 산타나가 볼넷을 얻어 한번더 만루 기회로 연결했다.
이때 해결사로 최지만이 나섰다. 최지만은 그동안 약점으로 꼽히던 좌투수를 공략해 오른쪽 담장 앞까지 뻗어가는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쳤다.
1루에 도달한 최지만은 허리에서 칼을 뽑아 드는 세리머니를 평소보다 훨씬 크게 포효하며 했다.
칼을 뽑는 세리머니는 팀 상징인 해적을 표현한 것. 이후 분위기를 탄 피츠버그는 재러드 트리올로의 2타점 적시타까지 더해 7-4로 도망가면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좌타자인 최지만은 우타자 산타나와 1루수와 지명타자로 포지션이 겹쳐 플래툰 시스템의 적용을 받았다.
상대 선발투수의 유형에 따라 최지만과 산타나가 기회를 나눠 가졌는데, 최근 3경기는 투수 유형에
상관없이 산타나가 선발 출전했고
최지만은 2차례 교체 출전, 1차례 결장에 그치는 등 답답한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최지만은 유망주급 어린 선수들로 가득한 피츠버그에서 베테랑으로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평소보다 큰 동작으로 한 세리머니가 한 가지 예다.
최지만은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해 “더그아웃에 조금 더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검을 크게 뽑았는데, 확실히 내가 평소에 하는 것보다는 더 큰 동작이 나왔다”고 답했다.
분위기 반등을 이끈 것으로 만족했다. 최지만은 “오늘(20일) 우리 팀에 정말 필요한 승리였다.
지난 며칠은 우리에게 정말 힘들었는데, 우리가 다시 반등하기 위해서는 이 승리가 정말 필요했다”고 힘줘 말했다.
최지만은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활약상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데, 올해는 아킬레스건 부상 여파로 17경기 출전에 그쳤다.
여기에 플래툰 시스템까지 적용되니 더더욱 답답할 법하다. 꾸준히 타석에 서기 어렵다 보니 타율은 0.182(55타수 10안타)로 떨어져 있지만,
홈런 4개에 8타점을 기록하는 등 적재적소에서 팀 타선을 살리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데릭 쉘튼 피츠버그 감독은 최지만을 조금 더 가치 있게 활용하며 팀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