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6경기 만에 다저스 역사 바꿨다
오타니 6경기 만에 다저스 역사 바꿨다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은 단연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였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FA) 자격을 얻은 오타니는 LA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계약하며 전 세계 스포츠 역사를 새로 썼다.
지불 유예가 있기는 하지만 단일 계약으로는 전 세계 스포츠 최고 계약이었다.
그런 오타니가 LA 다저스에 입단했다는 것 자체가 화제였다.
다저스는 오타니와 더불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그리고 클레이튼 커쇼까지 MVP 경력이 있는 선수만 네 명을 보유하게 됐다.
여기에 오타니의 통역인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과 연루된 사건이 드러나며 여전히 오타니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 오타니는 시즌 초반 성적이 아주 좋은 건 아니다.
통역 도박이라는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오타니는 시즌 첫 7경기에서 아직 홈런을 신고하지 못했다.
타율은 0.267로 나쁘지는 않으나 장타가 쉽게 나오지 않아 OPS(출루율+장타율)는 0.670에 그치고 있다. 오타니의 지난해 OPS는 1.066, 통산 OPS는 0.919다.
하지만 이미 다저스 역사를 새로 쓴 부분이 있다. 오타니의 파워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였다.
오타니는 1일(한국시간)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경기에 0-4로 뒤진 6회 선두 타자로 나섰다.
여기서 세인트루이스 좌완 스티븐 매츠를 상대로 우익수 방면에 떨어지는 총알 같은 2루타를 날렸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2루타가 발판이 돼 2점을 만회했고, 결국 8회 3점을 더 뽑아내며 5-4로 역전승했다.
이 타구의 타구 속도는 무려 115.8마일(186.4㎞)이었다.
스탯캐스트 시스템이 도입된 2015년 이후 다저스 소속으로
가장 빠른 타구는 2017년 4월 5일 야시엘 푸이그가 기록한 116마일(186.7㎞)였는데, 오타니는 다저스 구단 역대 두 번째로 빠른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당시 푸이그는 땅볼로 아웃됐다. 즉, 오타니는 다저스 역사상 안타가 된 가장 빠른 타구를 기록한 것이다.
다저스 입단 후 단 6경기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오타니의 힘과 콘택트가 여전히 괜찮다는 것을 상징하는 지표로 향후 폭발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7억 달러라는 몸값과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오타니가 다저스의 간판이 아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타니보다 더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있어서다. 역시 MVP 출신인 무키 베츠(32)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다저스의 시즌 초반을 끌고 가는 선수는 오타니가 아닌, 베츠임에 분명하다.
서울시리즈부터 타격 컨디션이 절정이었던 베츠는 시즌 첫 7경기에서 타율 0.520, 출루율 0.636, 장타율 1.200, 4홈런, 10타점, 12득점, OPS 1.836이라는 괴물 같은 성적을 남기고 있다.
2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무려 8개의 볼넷을 얻어냈을 정도로 타격감이 절정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유격수로 전향한 베츠는 수비 포지션의 혼란에도 전혀 타격이 없는 모습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3번 타순에 위치하는 프레디 프리먼 또한 시즌 OPS가 1.020에 이를 정도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본토 개막전 직전 다저스와 10년 계약을 한 윌 스미스 또한 OPS가 1.119,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년 계약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도 OPS 1.050의 좋은 활약으로 어느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고른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오타니의 OPS는 팀 평균 이하다.
여기서 오타니까지 살아나면 다저스가 더 어마어마한 타격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