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버츠 감독 커쇼 변화구 예전 같지 않아 5.17 ERA의 냉혹한 현실
로버츠 감독 커쇼 변화구 예전 같지 않아 5.17 ERA의 냉혹한 현실
2010년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투수로 손꼽히며 사이영상을 세 차례나 거머쥔 클레이튼 커쇼(37)는 이제 세월의 흐름을 피부로 느끼는 듯하다.
한때는 너무나도 쉬워 보였던 시즌 첫 승이, 이제는 더없이 어려운 도전처럼 다가오고 있다.
지난 4일(한국시간 기준), 커쇼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뉴욕 메츠를 상대로 선발 등판했지만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4와 2/3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3자책)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떠났다.
비록 팀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은 면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또다시 승리를 챙기지 못한 날이 되고 말았다.
이날 경기는 시즌 네 번째 등판이었지만 커쇼의 첫 승 도전은 또 실패로 돌아갔다.
1회 초, 피트 알론소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준 그는 이후 다저스 타선의 4점 지원 덕분에 리드를 안고 2회에 나섰다.
그러나 안정감을 되찾기에는 부족했다.
3회 후안 소토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고, 4회는 간신히 삼자범퇴로 막아냈지만, 승리 투수 요건 달성까지는 아쉽게도 더 멀어지고 있었다.
특히 5회, 프란시스코 린도어에게 볼넷을 허용한 데 이어 필드 실책까지 겹치며 위기를 맞이했다.
결정적으로 브랜든 니모의 내야 안타와 함께 역전을 허용하며 이날 투구를 마감해야 했다.
5점을 내준 커쇼는 결국 이닝을 끝마치지 못한 채 아쉬운 표정으로 내려와야 했다.
결과적으로 경기 자체는 다저스가 연장 10회 프레디 프리먼의 끝내기 2루타로 6-5 승리를 거두었지만, 커쇼의 모습을 떠올리면 씁쓸함을 지우기 힘들다.
기록상 평균 구속이 예전에 비해 여전히 떨어진 것을 보여주는 가운데, 포심 패스트볼보다
슬라이더를 더 많이 던졌지만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하며 예전에 보였던 위력적인 모습은 실종된 상태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커쇼는 자신의 부진을 솔직히 인정하며 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오늘은 좋은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 몇몇 타자들과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음에도 스트라이크를 결정하지 못하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팀이 나를 구해줬고 덕분에 중요한 승리를 따냈다”면서 동료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
5회 맥스 먼시의 실책 상황에 대해서도 그는 동료들을 감싸 안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팀이라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돕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실책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하며, 먼시의 이후 강력한 타격까지도 기쁜 마음으로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년 11월 수술 이후, 재활 끝에 복귀한 커쇼는 아직 완벽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 그의 성적은 평균자책점 5.17, WHIP 1.66으로 평범하지 못하다.
탈삼진보다 볼넷이 더 많을 만큼 구위와 제구가 모두 흔들리고 있어 팬들에게 걱정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은 여전히 강하다.
“몸 상태는 정말 좋다. 나이 탓도 아니고 팔도 여전히 괜찮다”라며 “더 잘 던지고, 일관성 있게 타자를 잡아내는 법만 찾으면 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