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대타는 희망 마무리는 아쉬움 히로시마의 오묘한 승리

올 시즌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뒷문 고민이 없어 보인다.

쿠바 출신의 우완 투수 라이델 마르티네즈(29)는 여전히 난공불락의 모습을 보이며 팀의 확실한 마무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겨울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이적한 그는 이번 시즌에도 매 경기 완벽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23경기에 등판해 1승 2홀드 19세이브를 기록했고, 시즌 개막 이후 22⅔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구원 성공률은 100%이며, 평균자책점은 ‘0.00’이다. 탈삼진 21개를 기록한 반면 볼넷은 단 6개에 불과하다.

요미우리가 일본프로야구 최고 연봉인 12억 엔을 지급하는 이유를 실력으로 증명하고 있다.

마르티네즈는 이미 ‘재팬 드림’을 이룬 최고 수준의 마무리 투수다.

주니치 소속 시절인 2022년과 2023년, 두 시즌 연속으로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2022년과 지난 2024년에는 센트럴리그 세이브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당시는 주니치가 3년 연속 리그 꼴찌에 머물렀던 시기로, 마르티네즈는 팀 사정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피칭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 28일 열린 히로시마 카프와의 홈경기에서는 마르티네즈에게 잊지 못할 순간이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요미우리는 4-1로 앞선 상황에서 9회 초를 맞았고, 마르티네즈가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인 대타 오모리 미노루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힘차게 출발했다.

좌타자의 바깥쪽 낮은 코스로 던진 체인지업과 최고 시속 156km에 달하는 직구로 상대를 압도했다.

이어 등장한 타자 야노 마사야도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단 7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손쉽게 올렸다.

그러나 여기서 히로시마의 신예 선수 사사키 다이(22)가 주목받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그는 대타로 나와 마르티네즈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팀에 3루타를 안겨주었다.

바깥쪽 낮은 코스의 공을 힘 있게 받아친 타구는 우중간을 뚫고 펜스까지 굴러갔고, 사사키는 재빠르게 3루에 도착하며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이날 내준 3루타는 마르티네즈가 일본에서 뛴 통산 326경기 만에 처음 기록한 것이었다.

히로시마 벤치는 당장의 패배 상황을 잠시 잊고 유망주의 활약에 환호했으며, 사사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아라이 다카히로 감독 역시 그의 타격 기술을 높이 평가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사키는 아오야마대학을 거쳐 202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히로시마의 1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다.

과거 가네모토 도모아키가 히로시마 시절 착용했던 등번호 10번을 물려받으며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홈런왕을 목표로 삼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앞으로의 성장을 다짐했다.

1군 데뷔는 조금 늦어진 편이지만, 지난 20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에 처음 출전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전에서는 타격에서 아쉬움을 남겼으나, 이후 빠르게 적응하며 두 번째 경기인 22일 경기에서는 첫 안타를 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