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의 운명을 가를 결정적 순간 잔류 여지에 숨은 의미

토미 에드먼의 부상 복귀가 머지않은 상황에서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다저스의 수장,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에 대한 흥미로운 발언을 남겼다.

김혜성은 올 시즌 앞서 LA 다저스와 3+2년, 총 2200만 달러(약 308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첫 3년 동안 보장 금액인 1250만 달러(약 175억 원)와 함께, 팀이 옵션을 행사할 경우 추가로 950만 달러(약 133억 원)를 받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다.

다저스는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저력을 가진 팀이다.

김혜성이 다저스 합류 소식을 전했을 때만 하더라도 팀 내 주전 선수들이 탄탄히 자리 잡고 있었기에 그의 빅리그 전망은 다소 불투명해 보였다.

그러나 다저스는 그를 영입한 후 주전 2루수였던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하며 내야진에 경쟁 체제를 도입했다.

이는 김혜성에게 빅리그 도약의 가능성을 열어준 중요한 계기였다.

김혜성은 이후 골드글러브 수상자 토미 에드먼을 비롯해 키케 에르난데스, 미겔 로하스, 크리스 테일러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수준 높은 무대와 새로운 타격폼 도입이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 개막 로스터 정착은 쉽지 않았다.

시범경기에서 김혜성은 총 15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207, OPS 0.613을 기록했고, 결국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로 내려갔다.

3년 보장 계약을 기반으로 마이너리그에서 성과를 만들어 가며 그는 서서히 달라졌다.

트리플A 28경기에서 그는 타율 0.252, OPS 0.798, 홈런 5개, 도루 13개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런 눈부신 활약 끝에 에드먼이 발목 부상을 당해 부상자 명단(IL)에 오르면서 김혜성은 콜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김혜성의 존재감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대수비로 첫 메이저리그 경기를 치른 그는 이튿날 대주자로 나와 생애 첫 도루를 성공시키며 스피드를 과시했다.

이어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는 선발 출전해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로 맹활약하며 빛나는 결과를 남겼다.

현재까지 그가 기록한 성적은 타율 0.417, OPS 0.834로 연일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혜성이 콜업됐을 당시 로버츠 감독은 에드먼이 복귀하면 그를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릴 계획임을 언급했다.

그러나 김혜성이 연일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자 감독의 입장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팬 사이디드는 “로버츠 감독이 처음에는 에드먼이 돌아오면 김혜성을 다시 내려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면서도

“8일 경기 후에는 김혜성이 짧은 기회 속에서도 스스로 그것을 잡아냈다”고 평가하며 잔류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로버츠 감독의 태도 변화는 단순히 김혜성의 활약 때문만이 아니다.

최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포지션 여유가 생긴 것도 요인이 됐다.

팬 사이디드는 “에르난데스의 부상으로 인해 김혜성이 다저스에서 좀 더 오래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여정은 흥미진진하다.